지브리 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것이다. 치히로가 걸어갔던 그 다리, 유바바가 운영하는 목욕탕이 있는 이상하고도 환상적인 세계. 2025년 봄, 나는 그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일본 교토의 도게츠쿄(渡月橋)와 군마현의 유바타케(湯畑)로 직접 발걸음을 옮겼다.
1. 교토 아라시야마의 도게츠쿄 – 치히로가 건넌 그 다리
첫 번째 목적지는 교토 아라시야마 지역에 위치한 도게츠쿄였다. ‘달을 건너는 다리’라는 뜻을 가진 이 다리는 1600년대부터 존재한 전통 목조 다리로, 치히로가 부모님과 함께 신세계로 넘어가는 상징적인 장면의 모티브가 된 장소다.
실제로 도착해보니, 영화에서 보았던 그 잔잔한 강과 나무로 된 다리, 그리고 뒤편에 펼쳐진 아라시야마의 산자락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있었다. 4월 초의 벚꽃 시즌이라 도게츠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관광객도 많았지만, 그 속에서도 나는 어느새 치히로가 된 듯한 기분에 빠졌다.
교통 정보
- 위치: 교토부 우쿄구
- 가는 방법: JR 사가아라시야마역 하차 → 도보 10분
- 입장료: 무료 (공공 다리)
- 팁: 오전 9시 이전 방문 시 인파 피할 수 있음
2. 군마현 유바타케 – 유바바의 온천탕은 실존했다!
다음날 나는 신칸센을 타고 군마현의 유명 온천 마을인 쿠사츠(草津)로 향했다. 이곳의 중심에 있는 유바타케(湯畑)는 지브리 팬들 사이에서 유바바의 목욕탕 영감의 원천으로 알려진 곳이다. 유바타케는 말 그대로 ‘뜨거운 물밭’이라는 뜻인데, 실제로 중앙 광장에서 하얗게 수증기를 뿜으며 끓어오르는 온천수가 흐르는 모습이 너무도 비현실적이었다. 밤이 되면 조명이 켜지며 온천수 위에 몽환적인 안개가 피어올라 진짜로 애니메이션 세계에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쿠사츠 마을 자체도 조용하고 고즈넉해서,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됐다. 작은 기념품 가게나 유카타를 입고 산책하는 사람들 덕분에, 나는 마치 치히로가 방황했던 온천 마을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유바타케 여행 정보
- 위치: 군마현 아가츠마군 쿠사츠 온천마을
- 가는 방법: 도쿄역 → 카루이자와역(신칸센) → 직행버스 약 1시간 30분
- 입장료: 없음 (공공 온천 광장)
- 주변 명소: 사이노카와라 공원, 쿠사츠 온천 박물관
실제로 가보니 어땠을까?
나는 애니메이션 속 배경이 현실에 존재한다는 사실에 전율을 느꼈다. 특히 유바타케의 수증기와 독특한 냄새, 도게츠쿄 위를 지나는 바람은 스크린 너머의 세계를 직접 체험하게 해주었다. 두 곳 모두 혼자 여행하기에도 전혀 부담 없고 안전한 장소였고, 특히 지브리 팬이라면 무조건 가야 할 성지라 말할 수 있다. 또한 2025년 현재 기준으로는 대부분의 안내가 다국어로 잘 정비되어 있어서 일본어를 못해도 큰 불편은 없었다. 카페나 기념품 가게에서도 센과 치히로 관련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어 여행의 재미를 더했다.
여행 팁
- 사진 포인트: 도게츠쿄 중앙에서 강과 산을 배경으로 촬영하면 애니 느낌 그대로!
- 영상 콘텐츠화: 유바타케는 야간 영상 촬영에 특히 적합함 (단, 삼각대 허용 여부 확인)
- 기획 아이디어: 지브리 배경지 1일 코스, 교토-군마 루트 추천 글, 온천 테마 여행 콘텐츠
마무리하며 – 진짜 지브리 세계에 다녀오다
2025년, 나는 지브리의 감동을 눈으로, 발로, 피부로 직접 느꼈다. 도게츠쿄와 유바타케는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 애니메이션과 현실이 만나는 접점이었다. 그리고 그 특별함은 글과 사진으로도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다.
다음 편에서는 지브리 세계의 또 다른 성지, ‘이웃집 토토로’의 숲으로 떠나본다. 사이타마 현의 실제 숲속 마을에서 나는 또 어떤 체험을 하게 될까? “지브리 여행은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동심으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